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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

배움의 발견 | Educated - 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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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월 3일 일요일

 

내가 좋아하는 블로거이자 MBC PD 겸 작가인 김민식 선생님의 추천을 통해 알게된 책이다. 

제대로된 공교육 (심지어 초등학교도)을 받지못한 저자가 독학으로 대학입학자격을 얻고 캐임브릿지 박사 학위까지 받았다는 말은 나에게 무척이나 드라마틱하게 들려 500페이지에 달하는 책을 4월말 연휴동안 아이들과 놀아주는 틈틈히 다 읽어 버렸다. 

 

추천사에서는 교육에 포커스가 있었지만, 직접 책을 읽고 난 후 느낀 것은 단지 "교육", "학구열" 에 대한 책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자서전이라고 정의된 장르처럼 작가인 타라 웨스트오버 본인의 인생을 담고 있으며 다소 특별한 성장환경이었던 만큼 가족 그리고  그녀의 종교인 모르몬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해주었다. 모르몬교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했지만 작가의 부모님은 동일한 종교를 가진 신도들을 저급하다고 평가할만큼 다소 치우친 사상을 가진 분이었고, 책을 통해 일부 모르몬교도들의 생각과 분위기를 읽을수는 있으나 그것이 부모님, 특히 아버저 만큼 작가의 삶에 크게 영향을 준 것은 아니었다. 

 

책의 초반을 지나 중반을 읽으며 계속 든 생각은 어떻게 나와 동시대를 살아간 사람이 (그것도 여성이) 어떻게 이런 성장기를 가질수 있냐는 것이었다. 7남매 중 막내인 저자는 부모님과 언니, 오빠들의 따뜻한 보살핌 속에서 산것이 아니라 전쟁터를 방출케하는 아버지의 고철처리장에서 학교도 다니지 못한채 생사를 넘나들며 일을 했고 오빠에게는 상습적으로 폭행을 당했다. 책의 주된 흐름은 이런 환경 속에서 타라가 인생의 꼬인 매듭을 하나씩 풀고 교육을 통해 ,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역사학을 통해 부모님의 의해 형성된 세계관에서 탈출하는 여정을 그리고 있다. 기회는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기회가 주어진다고 누구나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토록 정규 교육과 동떨어진 삶을 살아가는 타라였지만 그보다 한발 먼저 대학에 들어간 작은 오빠 타일러가 있었고, 그렇게 들어간 대학에서도 경제적인 이유로 학업을 이어나가기 힘든 학생들을 위한 훌륭한 장학제도가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학문에 대한 재능을 알아본 노교수들의 혜안을 무릎을 치게 만든다. 그녀에게는 이러한 기회가 주었졌고, 그녀는 놓치지 않았다. 이쯤되면 우리나라사람들이 대게 하는되는 질문 중 하나, 그녀가 대한민국에서 태어났더라도 이럴수 있었을까?

 

나라면 내 몸을 건사할수 있는 나이가 된 후에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집을 나가 부모님과 인연을 끊고 살았을 거 같은데 타라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런 장면에서 개인주의로 점철되어있는 미국인의 생활방식이 오히려 더 가정적인 곳도 있을수 있다는 점을 알게해주었다. 

 

한가지 아이러니하며 재미있는 점은 세계종말에 대해 굳건히 믿고 지하벙커를 꾸미는데 인생을 다 바친 아버지와 산파와 미신에 가까운 약초만드는 일을 하는 어머니가 시간이 흐를 수록 쫄딱 망하는 것이 아니라 점점 사업이 번창하여 잘살게 된다는 점이다. 이것이 영향라면 부모님의 망해서 그들의 잘못된 생각을 고치고 타라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하며 제발 도와달라며 그들의 손을 잡아주는 대화해가 펼쳐져야 할텐데 역시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누구보다 거칠고 밀도있는 삶을 산 타라의 인생이 담겨 있다. 연대기적 서술도 있지만 가족에게 받은 상처를 치유해 나가는 내적심리상태 표현 또한 많이 담겨 있다. 가족 또는 가까운 사람에게 상처를 받아 살아가기 힘든 분이 있다면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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