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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직장생활

당신의 책상은 안녕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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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우스개소리로 책상빼버린다 라는 말을 하곤 한다. 이 말을 하는 사람 중에 그 책상의 소중함을 아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나의 경우는 사관학교 3학년 중퇴후 하사로 임관하여 부임한 곳에서 그 감정을 처음 경험하였다.

“ 해군 군수사령부 인쇄창 본부대 “ 평생 잊지못할 나의 군생활이 2년을 보낸 곳이다. 원사, 상사 아저씨들이 내뿜는 담배연기만 제외한다면 본부대 사무실은 지금 생각해 보면 상당히 쾌적한 공간이었다. 나에게 처음 주어진 일은 행정이었다. 특기는 갑판이었지만 배를 타지않는 갑판은 육상에서는 잡무가 특기가 된다. 나는 본부대 행정일을 위해 배치되었지만 이미 그곳에는 나와 비슷한 케이스의 하사 1명 그리고 병장 1명, 상병 1명이 배치되어 있었다. 사람은 4명, 책상과 의자는 3개.

난 처음 부임하였음으로 할 줄아는 것이 없었고 병장, 상병이 앉아있는 자리도 뺏을 수 없었다. 그들이 휴가를 가거나 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그래서 나는 그들 책상 뒤에 있는 방열기-라디에이터에 애매하게 걸터 앉아있었다. 어찌하여 결국엔 나에게도 책상이 생겼고 제대할 무렵에는 본부대에서는 나도 꽤나 필요한 사람이 되었긴 했다. 하지만 배치 초기 그 책상없는 설움이란 말도 다 할수가 없다. 직장인 특히 사무직 직장인에게 책상은 본인의 존재가치를 대변해주고 확인시켜주는 곳임이 틀림없다.

15년이나 지난 이때 기억이 지금 떠오르는 건 현재 파견으로 근무하는 이곳에서 유사한 서러움을 느꼈기 때문이다. 사무실에 새롭게 배치되는 파견인력이 있어 새로운 책상과 의자가 들어왔다. 이곳의 정직원들은 새로 들어온 의자를 본더니 먹이를 본 하이애나 마냥 낡은 본인들의 의자를 새로 들어온 의자와 바꾸었다. 이에 한술 더 떠 본인 것만이 아니라 주의사람들에게도 바꾸라도 떠들어댔다. 나에게 배정된 의자는 아니었지만 그들의 행태가 보기 싫고 역겨웠다.
내 입장이 바뀐다면 나도 그렇게 행동할까?
그들의 필요에 의해 파견된 사람들이고 언젠가 떠날 사람들이지만 그럴수 있는 것일까?

나의 책상과 의자에 대한 그리고 소유에 대한 집착이 유별 날수도 있다. 나도 여기 천년만년 일할 것이 아닌데 남이 쓴던 것 좀 쓰면 어떠한가? 슬슬 가진것들을 놓아주면 살때가 온것 같다. 지금은 내 품안에 딸들도 한명, 한명 떠날것이고 내 것이라 여긴 것은 아무것도 남지 않을 것이다. 글을 쓰다보니 이상한 방향으로 흘렀다. 그래도 이렇게 글로 옮기다 보니 마음이 정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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